요시노 이발관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 / 모타이 마사코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5학년 다섯 소년들이 성장해 나가는 유쾌한 이야기다.
이 마을 초등학교 남자 아이들은 모두 요시노 머리(바가지 머리)를 하는 전통이 있다.
100년 전부터 요시노 이발관에서 마을 아이들의 머리를 똑같이 요시노 머리로 잘라왔다.
요시노 이발관 이발사는 케이타의 엄마.
마을의 <산의 날> 축제에서 토속신에게 풍년을 빌며 노래를 부르는데,
산신령이 여자여서 질투심이 강해 남자 아이들만 노래를 부를 수 있다.
노래를 부르는 아이들은 모두 요시노 머리를 해야하는 것.
요시노 아줌마는 자연과 전통을 지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책임감이 투철한 사람이다.
그런데 도쿄에서 사카가미가 전학을 오면서 이 마을에는 작은 반란이 일어난다.
노랑 염색에 세련된 머리를 하고 온 사카가미.
요시노 아줌마도, 학교에서도, 마을에서도 요시노 머리를 요구하지만
사카가미는 절대 머리를 자르지 않겠다고 한다.
머리는 개인의 자유이고 개성이고, 요시노 머리는 너무 촌스럽다는 것이다.
머리 때문에 결석을 하며 지내던 사카가미를 찾아간 케이타와 소년들은 성인잡지를 보면서 오히려 한 편이 된다.
아지트에 모여서 잡지를 보며 친해진 다섯 소년들.
점차 요시노 머리에 대한 싫증과 전통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되고
요시노 머리를 거부하기에 이른다.
마을 축제에 염색을 하고 나타나서는 요시노 머리 반대 시위를 벌인다.
다섯 소년은 결국 다시 머리가 잘리고 똑같은 요시노 머리를 하게 되지만
그들의 발랄한 소년기는 계속된다.
요시노 이발관에서 놀고, 요시노 아줌마가 주는 과자를 먹고....
세상은 변하고 전통은 전설이 되는 것이라는 마을 할아버지의 말이 잔잔하게 가슴에 남는다.
전통과 변화.
어른은 어른대로 아이는 아이대로 나름의 세계를 지키고자하는 생활의 이야기다.
내가 중학교 3학년때 두발 자유화가 있었고 교복도 없어졌었다.
일률적인 모습은 인권침해에다 일본강점기의 잔재라 하여 내려졌던 조치로 기억된다.
교복을 벗어서 홀가분함은 있었다.
머리가 길든지, 짧든지 하고싶은대로 하니 좋기는 한데
그 마음들이 오래가지는 않았다.
학생으로서 마음을 다잡는데는 깔끔하게 교복을 차려입고 가방을 드는게 더 낫겠다는 생각을 했더랬다.
<요시노 이발관>을 보면서
소년들의 깜찍한 반란에 박수를 보냈다.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무 비판이나 의심없이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한번쯤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 더 발전을 부르기 때문이다.
똑같은 바가지 머리를 한 소년들이 떠오를 때마다 벙글거리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