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말하기

마더

박산향 2009. 6. 4. 17:21

마더        감독 봉준호 / 김혜자,  원빈

 

나는 모르겠다.

모정이 뭔지...

영화를 보는 중에도 보고 난 후에도.

끝도 없는 모정이라고 광고를 했지만 내게는 그 모정이 별 다가오지 않았다.

 

약재상에서 일하는 엄마.

아들 도준은 어수룩하고 어딘지 모자란다.

여고생 살해 혐의로 잡혀있는 도준.

엄마는 도준의 결백을 믿는다.

돈만 밝히는 변호사는 엄마의 애타는 마음을 알지 못한다.

처음 엄마는 도준의 친구 진태를 의심했지만 아닌 걸로 밝혀진다.  

진태는 과학수사대의 헛점을 엄마에게 이야기하며 누구도 믿지 말고 직접 찾으라고 조언한다.

사건을 파고들수록 도준이 범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엄마.

살해 현장을 목격한 노인을 죽이고 불을 질러 증거를 없애는 광기까지 도달하고 마는 엄마.

바보같은 도준은 다 알고 있다.

5살에 자신을 죽이려고 박카스에 농약을 탔던 엄마를,

목격자 노인의 고물상에 불을 지른 엄마를...   

 

사랑...

엄마의 마음이라고 하면 다 용서되는 것일까.

세상의 잣대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밖에 없는 영화다.

아무리 어렵다곤 해도 5살 아이와 함께 죽을 생각을 한 엄마도 이해못하겠고,

다 큰 아들보다 더 멍한 채로 지내는 엄마도 이상하다.

아들의 죄를 덮으려고 노인을 죽이고도 태연하게 아들에게 밥을 먹이고 관광을 간다.

과연 허벅지에 침을 맞는다고 해서 힘들고 괴로운 기억이 사라질까.

그래서 춤을 추고 웃을 수 있는 것일까.

 

도준의 친구 진태와도 어두운 관계가 있는 엄마.

도무지 엄마의 진심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어쩌면 도준은 이미 알고 있으리라. 엄마와 진태의 일까지도...

그래서 도준은 바보가 아닌 천재지만

바보처럼 살지 않으면 안되는 지랄 같은 세상이라고,

아예 포기하고 사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눈이 크고 예뻐서, 너무 반듯하게 생겨서,  연기력을 과소평가 받기도 하는 원빈.

이번에는 제대로 된 눈빛과 제대로 된 몸짓으로 보는 이를 흐뭇하게 했다.

 

<마더>에서는 엄마 김혜자 보다

아들 도준 역할의 원빈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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