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달드리 감독/케이트 윈슬렛, 랄프 파인즈
15세의 마이클은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구토를 하며 죽을 것처럼 아프다. 마침 한나(케이트 윈슬렛은 타이타닉의 여주인공이었던..)의 집 앞이었고 한나는 마이클을 도와주고 집까지 바래다준다. 병이 낫고 나서 꽃을 들고 감사의 인사를 하러 간 마이클은 30대의 한나에게 매료되어 버린다.
한나와 마이클은 비밀스럽고 안타까운 사랑을 하게 되는데... 한나는 마이클에게 제안을 한다. 책을 먼저 읽어주고 사랑을 나누자고. 그렇게 시작된 마이클의 책읽기. 학교에서 공부하는 문학서적과 친구들에게서 빌린 책 등 주옥같은 작품들을 읽어주는 마이클. 목소리 연기를 하며 책을 읽는 마이클과 책 내용에 빠져 울기도 하는 한나.
둘이 간 자전거 여행, 작은 시골 교회에서 부르는 노래를 들으며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한나는 바로 사랑에 빠진 소녀의 모습이다. 영원할 것 같았던 두 사람이었지만 한나는 이별을 준비한다. 마지막으로 마이클의 몸 구석구석을 씻겨주고, 내색할 수 없는 마음을 숨긴 채 떠나버린다. 방황하던 마이클에게도 세월은 흘러 법대생이 되었다. 교수와 법대생들이 함께 참관하게 된 재판에서 한나를 만나게 되는 마이클. 한나는 유태인 학살 전범으로 재판 중이었다. 그때서야 한나가 글을 모른다는 걸 깨달았고 재판에 영향을 줄 수도 있었지만 마이클은 외면하고 만다.
무기징역으로 복역하게 된 한나를 위해 마이클은 책을 읽으며 녹음을 해서 보내주게 된다. 마이클의 녹음 테잎을 듣던 한나는 점차 희망의 눈빛이 살아나고 글을 익히기 시작하여 한줄 정도의 편지를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석방을 맞은 한나를 도와주기로 한 마이클은 마지막으로 한나를 만났다. 그렇게 애타던 두 사람은 아주 조용하게 헤어진다. 마이클은 한나를 맞을 방을 꾸미는데... 한나는 읽던 책을 쌓아서 밟고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일주일 후 데리러 왔던 마이클은 한나의 죽음을 알게 된다. 한나의 지내던 작은 방에서 울음을 터뜨리는 마이클. 또 세월은 흐르고... 마이클이 딸과 함께 한나의 무덤을 찾고 딸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준다.
전쟁과 그 후유증, 권력에 희생된 사람들.. 정작 처벌받아야 할 사람은 살아남고, 아무 것도 모르고 살기 위해 따라야만 했던 배경없는 사람들은 죄인으로 몰리는 현실에서 지식인들이 겪어야 할 혼란이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마이클도 한나의 재판을 지켜보면서 그런 갈등에 괴로워 했다. 사랑. 지독하게도 잊혀지지 않는 사랑 고놈 때문에 마이클은 평생 외롭기만 하다. 같이 공부하던 법대생이랑 결혼을 하고 딸이 하나 있었지만 곧 헤어진다. 한나는 또 어떤가. 나이 많은 여자, 글도 모르는 여자가 꼬맹이 같은 남자를 떠나지 않고 배길 수 있었을까. 나라고 해도 한나처럼 마이클을 떠났을 것이다. 그래서 그녀의 아픔이 속속 느껴진다. 눈빛의 흔들림, 눈썹의 떨림까지도 연기해낸 배우들.. 변하는 게 사랑이라지만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고 가슴에 묻어두는 사랑도 분명 있음이다. 나도 그것 때문에 가슴이 뭉클하고 눈물이 났다. 그래서 또 위안을 얻는다. 사랑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기쁘고 행복할 수 있다는 믿음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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