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
감독/조정래
출연/ 강하나(정민), 최리(은경), 손숙(영희)
시대를 증명하는 소품들이 잘못되었다, 사실이 왜곡되었다 등등의 말도 들린다.
그러나 영화의 완성도와는 달리 국민적 감정이 앞설 수밖에 없는 소재이지 않은가.
영화는 두 가지 키워드로 볼 수 있었다.
전쟁의 잔인함과 치유..
전쟁중에는 누구라도 심리적 압박이 있다지만
어떻게 조선사람을 사람 취급도 안하고(영화에서도 "개"라고 표현된다) 소모품으로밖에 생각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상부에서 어떤 지시를 내리길래, 어떻게 세뇌를 시키길래 그토록 잔인할 수 있을까 싶다.
특히 위안부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폭력과 폭행은 영화에서는 절반도 못보여줬다는 사실이 기막힐 뿐이다.
권력과 폭력은 피지배자를 무기력하게 만들어버린다.
기본적인 인권조차 인정되지 않는 위안소의 비참한 생활이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을 저미게 만들었다.
그렇지만 영화를 보는 사람에게 어느 정도의 치유의 효과를 주었다는 점에서 다행스럽기도 하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연관 없을 법한 사람들을 묘하게 연결시킨다.
귀신을 보는 은경이는 과거의 정민을 불러내고, 영희는 은경을 통해 정민과 해후한다.
어린 소녀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는 귀향굿..
그들의 영혼뿐만아니라 관객들에게도 치유를 안겨주게 되는 것이다.
혼이나마 집으로 돌아가게 되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미신을 믿건 안믿건 우리에게 위로가 되면 그만이지 않을까.
귀향굿을 통해 관객들도 소녀들이 좀 편히 잠들었으면 하고 기도하게 된다.
그렇게 함께 그들의 영혼을 어루만질수 있어서 무거운 짐을 조금은 덜어낸 기분이었다.
역사는 묻어없애버릴 수 없다.
아픈 역사를 어슬프게 덮어버려서도 안된다.
사과는 할만큼 했다고 나오는 아베정권은 지도자로서의 역사의 책임의식이 없는 사람인 듯하다.
나라를 이끄는 사람은 개인의 일이 아닌 선조들의 역사에도 공동의 책임을 가져야 한다.
과거의 일이라고 던져버릴 일이 절대 아니다.
과거를 바탕으로 현재와 미래가 이어지는 것이다.
편한 세상에서, 편하게 살고 있는 현재의 나...
앞선 세대의 고단한 삶에 새삼 위로와 함께
평화로운 내 생활에 감사의 마음을 가지게 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