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따뜻해지자 봄꽃이 다투어 피고 있다.
누구나 볼 수 있는 꽃나무들도 보기 좋지만
자세히, 허리를 숙여야지만 보이는 아주 작은 풀꽃들도 있다.
지난 주말에 고향집에 다녀왔다.
시골집 마당에 흰제비꽃이랑 금낭화가 피고,
모란이 곧 꽃잎을 열 준비를 하고 있었다.
냉이꽃, 제비꽃에 카메라를 대고 있으니 아버지 이제 가만 보고 웃어주신다.
예전에는
"그 지슴을 뭐라꼬 그리 보노!"
그랬었다.
이제는
"야야! 저기도 니 좋아하는 꽃 있다."
하신다.
금낭화와 흰제비꽃.
꽃마리.
이름도 예쁜 이 풀꽃은 연푸른빛이 매력이다.
콩알보다도 작은 꽃마리.
요 작은 꽃도 무더기로 피기 있으면 또 그림이 되곤 한다.
괭이밥.
고양이가 좋아하는 꽃일까?
괭이밥이라고 이름이 붙여진 걸 보면
아마도 괭이들이 이 꽃들 무리에서 놀았든지
이 꽃을 먹이로 했을 것 같다.
괭이밥의 씨앗은 소꿉놀이할 때
"오이"라고 해서 가지고 놀았던 기억이다.
씨가 익으면 팡팡 터지는 게 재미있어 일부러 씨앗을 툭툭 건드리곤 했던 기억도 있다.
그때는 이름도 모르고 함께 했던 풀꽃들..
새삼스럽게 다가오는 풀꽃의 유혹.
작고 사소한 것들에 대한 내 관심은 아마도 내가 추구하는 삶이 아닐까.
크고 화려한 무엇보다도
나와 비슷한(?),
힘없고 작고 보잘것 없어 보이는 무엇에 자꾸 마음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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