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

아주 작은 들꽃

박산향 2014. 4. 10. 11:42

 

날씨가 따뜻해지자 봄꽃이 다투어 피고 있다.

누구나 볼 수 있는 꽃나무들도 보기 좋지만

자세히, 허리를 숙여야지만 보이는 아주 작은 풀꽃들도 있다.

 

지난 주말에 고향집에 다녀왔다.

시골집 마당에 흰제비꽃이랑 금낭화가 피고,

모란이 곧 꽃잎을 열 준비를 하고 있었다.

냉이꽃, 제비꽃에 카메라를 대고 있으니 아버지 이제 가만 보고 웃어주신다.

예전에는

"그 지슴을 뭐라꼬 그리 보노!"

그랬었다.

이제는

"야야! 저기도 니 좋아하는 꽃 있다."

하신다.  

 

 

금낭화와 흰제비꽃.

 

 

 

 

꽃마리.

이름도 예쁜 이 풀꽃은 연푸른빛이 매력이다.

콩알보다도 작은 꽃마리.

요 작은 꽃도 무더기로 피기 있으면 또 그림이 되곤 한다.

 

 

 

괭이밥.

고양이가 좋아하는 꽃일까?

괭이밥이라고 이름이 붙여진 걸 보면

아마도 괭이들이 이 꽃들 무리에서 놀았든지

이 꽃을 먹이로 했을 것 같다.

괭이밥의 씨앗은 소꿉놀이할 때

 "오이"라고 해서 가지고 놀았던 기억이다.

씨가 익으면 팡팡 터지는 게 재미있어 일부러 씨앗을 툭툭 건드리곤 했던 기억도 있다.

그때는 이름도 모르고 함께 했던 풀꽃들..

 

새삼스럽게 다가오는 풀꽃의 유혹.

작고 사소한 것들에 대한 내 관심은 아마도 내가 추구하는 삶이 아닐까.

크고 화려한 무엇보다도

나와 비슷한(?),

힘없고 작고 보잘것 없어 보이는 무엇에 자꾸 마음이 간다.

'사노라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밀양 위양지  (0) 2014.05.09
이 봄의 이름을 찾지 못하고 있다  (0) 2014.05.02
벚꽃 지다  (0) 2014.04.04
충렬사 매화  (0) 2014.03.03
창작의 비법은 없다  (0) 2014.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