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와 목련이 피는가 싶더니
갑자기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벚꽃이 피기 시작했다.
순서대로 봄꽃이 피는 게 아니라
한꺼번에 정신없이 전국적으로 피기시작한 꽃들.
이게 무슨 일인가 하면서도 꽃구경에 정신이 없었다.
봄처녀가 아니라 나이가 들어가는 아줌마래도 살짝 달뜨는 기분을 어쩔 수가 없다.
누군가와 꽃길을 걷고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그래서 학교 안을 산책하기도 하고, 온천천을 나가기도 하였다.
어제 잠깐 내린 비로 벚꽃이 다 떨어진다.
화려하고 도도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하늘하늘 바람을 타고 최후를 맞이한다.
그 짧은 순간의 아름다움이 무너져간다.
이들처럼 우리네 삶도 예측 불가능이고 순간이지 않을까.
벚꽃을 못보고 떠난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그래도 이렇게 봄을 즐기는 내가 행복하지 않은가 위안했었다.
니체가 행복도 훈련받아야 한다고 했던가.
스스로 행복에 대한 체면을 걸어본다.
꽃길을 걷는 나는 행복하다...라고 ^^
화단 곳곳에서 벚꽃의 흔적이 남는다.
금단추같은 민들레도 연분홍 벚꽃잎 방석을 깔았다.
떨어진 꽃잎은 새로운 세상을 만든다.
가장 아름다운 모습일 때 뿐만 아니라
스러져가면서도 누군가의 필요가 되고 있는 꽃잎들.
다시 세상이 밝아진다.
벚꽃은 지고
철쭉은 또 피어날 것이다.
누군가는 떠나고
또 다른 이는 돌아올 것이다.
보이는 대로
그저 흘러가는 대로 마음을 맡겨야 함을
이 봄날은 나에게 자꾸만 속삭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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