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 즈음..별 기대않고..이선균의 낮은 목소리에 끌려서 보게 되었던 <파주>
아직도 그 여운이 남아 있습니다.
(박찬옥 감독/ 이선균, 서우)
중식과 은모는 각자 상처를 지니고 있습니다.
운동권이던 중식은 선배와의 사랑 때문에 도망치듯이 서울을 떠나 파주로 오게 되었지요.
부모를 일찍 여윈 은모와 은수 자매.
중식은 은모의 언니와 결혼을 하지만 은수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은모와 단 둘이 남아버립니다.
중식을 마음에 두게 된 은모는 대학입학을 앞두고 인도로 도망치듯이 떠납니다.
몇 년 후 은모가 다시 파주를 찾았을 때 중식은 철대위 일을 하며 파주에서 눌러살고 있습니다.
은모는 언니의 죽음이 자신이 알고있던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고 진실을 캐려고 합니다.
언니 사망보험금을 은모 앞으로 해놓고 기다리던 중식.
철대위에서 빼내기 위해 중식에게 보험사기죄를 씌워 옥살이를 하게 하는 은모는
자신의 실수로 언니가 죽게 되었다는 것을 짐작하고 있었지 싶습니다.
서로의 마음을 알지만 가질 수 없는 사랑이기에
친구의 오토바이를 타고 다시 어디론가 떠나는 은모.
<파주>는 그런 중식과 은모의 이야기입니다.
중식과 은모는 똑같이 상처들을 피하고 도망합니다.
중식이 은모를 지키기 위해 은수의 죽음의 진실을 숨겼지만
오히려 왜 숨겼을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었습니다.
박찬옥 감독은 길을 잃은 중식을 통해 심리적 은신처를 갈망하며
자아를 찾고자 버둥거리는 운동권 지식인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그는 적극성을 띄지도 해답을 찾지도 못합니다.
도시화 되어가는 파주의 모습과 그 속에 혼돈을 겪는 파주 사람들, 또 시대를 고민하는 젊은이들의 모습,
가지지 못하고 바라볼수 밖에 없는 사랑을 보여준 <파주>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