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의 길상사..
스님의 소박한 삶, 다 내려놓는 삶의 교훈이 아니더라도
백석 시인과 그의 연인이었던 김영한 여사의 이야기로 충분히 매력이 있는 곳이다.
그렇지..
어물어물 하다가
인생은 끝나버릴테지..
절 마당과 화단 곳곳에 스님의 말씀들이 남겨져 있다.
꽤 넓은 장소(7천평 정도)지만
곳곳에 참선을 위한 작은 방들이 있어서
아담한 팬션을 보는 듯하다.
겨울 찬 바람에 인적도 뜸하고
깊은 산속에 들었나 할 정도다..
길상화 김영한
"자야"로 더 알려진 백석의 연인.
김영한 여사가 천억이나 되는 길상사 땅을 법정 스님에게 보시하면서
요정 대원각은 맑고 향기로운 수행처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백석은 북에..
자야 여사는 남에..
전쟁 후 다시 만날 수 없었던 두 사람.
백석은 압록강변에서 농사를 지으며 95년까지 살았다는데..
훗날 백석을 만나면 돈 걱정 없이 실컷 시만 쓰게 하기 위해서
돈을 모았다는 그녀는 99년에 세상을 등진다.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한
시인의 삶을 어찌 그리도 잘 이해했을까.
가난하고 외롭고 쓸쓸하지만
문학은, 사랑은
"높은" 무언가가 있음을 믿으며..
길상사 뜨락에서 한나절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