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

길상사에서

박산향 2014. 1. 21. 11:14

 

 

법정스님의 길상사..

스님의 소박한 삶, 다 내려놓는 삶의 교훈이 아니더라도

백석 시인과 그의 연인이었던 김영한 여사의 이야기로 충분히 매력이 있는 곳이다.

 

 

 

그렇지..

어물어물 하다가

인생은 끝나버릴테지..

절 마당과 화단 곳곳에 스님의 말씀들이 남겨져 있다.

 

 

 

꽤 넓은 장소(7천평 정도)지만

곳곳에 참선을 위한 작은 방들이 있어서

아담한 팬션을 보는 듯하다.

겨울 찬 바람에 인적도 뜸하고

깊은 산속에 들었나 할 정도다..

 

 

 

길상화 김영한

"자야"로 더 알려진 백석의 연인.

김영한 여사가 천억이나 되는 길상사 땅을 법정 스님에게 보시하면서

요정 대원각은 맑고 향기로운 수행처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백석은 북에..

자야 여사는 남에..

전쟁 후 다시 만날 수 없었던 두 사람.

백석은 압록강변에서 농사를 지으며 95년까지 살았다는데..

훗날 백석을 만나면 돈 걱정 없이 실컷 시만 쓰게 하기 위해서

돈을 모았다는 그녀는 99년에 세상을 등진다.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한

시인의 삶을 어찌 그리도 잘 이해했을까.


가난하고 외롭고 쓸쓸하지만

문학은, 사랑은

"높은" 무언가가 있음을 믿으며..

길상사 뜨락에서 한나절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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