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비가 오락가락해서 일요일에도 비가 내리면 어쩌나 했다.
산에 가려고 맘 먹고 있는데 날씨가 도와주지 않으면 일정이 꼬이니까.
다행스럽게도 비가 내릴 것 같지는 않았다.
야구를 보다 정오 쯤에 나선 산행.
봄 바람이 시원하게 가슴을 파고든다.
연두빛 잎사귀들이 손을 흔든다.
이 여린 새순을 보면 저절로 흥분이 된다.
만져보고 또 바라보고...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린다고 했었나...
나는 못하겠다.
가슴 아파도 사랑해야지.^^
산수유 짙은 향기를 맡을 수 있는 때가 딱 요즘이다.
산을 오르는 사람을 또 한번 웃게 만드는 산수유.
노랑제비꽃도 하늘하늘...
돌 틈에 핀 하얀제비꽃도 봄 식구에 한몫을 톡톡히 한다.
벌써 조팝나무 하얀꽃도 펑펑 꽃잎을 떠뜨렸다.
식물원에서 휴정암으로 올라 사직동 뒤 쇠미산 소나무 숲에서 숨을 돌린다.
청솔모가 도망도 가지 않고 땡그랗게 바라보는 솔숲.
어린이 대공원 뒤의 삼나무 숲에는
어디선가 살쾡이가 툭 튀어나올 것 같은 분위기다.
며칠 부산을 떠나 있는 동안
목련이 다 망가져버려서 섭섭했는데
뒤에 줄을 선 봄식구들이 푸근하게 다가선다.
봄이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