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잠깐씩 산책에 나서게 된다.
수영천, 온천천에 봄꽃이 한창이다.
볕 좋은 한낮을 즐기기에는 코로나19의 불안감이 없지 않다.
그래서인지 강바람을 쐬는 행복은 어느때 보다 크다.
길 옆으로 들꽃이 천지다.
봄까치꽃도, 꽃마리도, 냉이꽃도 봄볕을 따라 피어올랐다.
광대나물 무리도 만난다.
문득 아버지 생각에 걸음을 멈추었다.
벌써 3년이 지났는데도 중간중간 나의 삶에 아버지가 훅 치고 들어온다.
묵정밭의 냉이 무리를 보며 좋아하는 나에게 전부 "지슴"인데 좋아한다고 혀를 차셨지.
다 갈아엎어야 농사를 짓는다고...
그러시다가도 어디어디에 니 좋아하는 꽃이 피었다며 전화를 하시던 아버지.
한번 다녀가라는 말을 은근 슬쩍 돌려 말씀하신 거였다.
그러면 모른척 꽃보러 왔다며 고향집을 가곤 했었다.
마당에 심어놓으셨던 아버지의 금낭화도 조금 있으면 필 것이다.
그때쯤 편안하게 시골집에 갈 수 있을까.
어디로 움직이지 못하는 전염병의 상황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봄땅에서 새파란 생명들이 힘차게 꿈틀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