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행 야간열차
감독/ 빌 어거스트
출연/ 제레미 아이언스(그레고리우스), 멜라니 로랑(스테파니아), 잭 휴스턴(아마데우 프라두)
고전문헌학을 강의하는 그레고리우스는 비바람이 부는 어느날,
자살을 하려던 여인을 구하게 된다.
그녀가 남겨둔 빨간 코드, "언어의 연금술사"라는 오래된 책
그리고 리스본행 기차표.
책을 뒤적이던 그레고리우스는 포르투칼의 리스본행 기차를 타게 된다.
작고 오래된 책의 주옥같은 글귀들은 그레고리우스를 사로잡는다.
무의미하게 보내던 삶으로부터의 일탈이 시작된다.
그는 책의 저자를 찾아 수수께끼를 풀듯 과거의 인물들과 대면하게 되는데..
저자는 혁명의 소동돌이 속에서 고뇌하는 아마데우라는 의사로
1970년데 포르투칼의 "카네이션 혁명" 시대의 젊은이다.
아마데우가 사랑한 스테파니아,
친구 조지, 레지스탕스 동료였던 주앙.
비밀경찰 멘데즈.
여동생과 아버지 그리고 신부님.
책의 내용에 이끌려 인물들을 찾아나서는 그레고리우스는
아름다운 리스본의 풍광처럼 잔잔하게 자신의 삶까지 되돌아보게 된다.
원작인 소설처럼 영화에서도 새겨둘만한 글귀들이 소개된다.
혁명의 가해자이든 피해자이든 누구나 아픔을 겪으며 지나왔던 세월.
그들은 떠났지만 완전히 떠난 것은 공간일뿐, 여전히 그들은 거기에 머물고 있다.
우정과 혁명에 대한 죄책감을 가졌던 아마데우.
아마데우를 죽게 했다는 강박에 시달린 스테파니아.
질투심에 아마데우를 죽이려했다는 죄책감으로 살아론 조지.
조지에게 총을 거넨 준 주앙의 말 못할 고통.
그들이 감당해야할 역사와 시간은 혹독했지만
혼란의 시대가 끝난 현재에도 아픔을 겪는 이는 있었다.
죄책감과 혐오심에 차서 자살을 하려던 그 빨간코트의 여인이 바로 멘데즈의 손녀였다.
자신의 할아버지가 도살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런 할아버지를 사랑했던 자신을 용서할 수 없다는 것.
책 속에서 엮어진 사람들을 모두 만나고
다시 스위스 베른으로 돌아가려는 그레고리우스에게
주앙의 조카는 왜 떠나려 하는지, 여기 머물된 안되는지 물으며 엔딩씬이 올라간다.
리스본 골목골목의 비추며
낯선 장소에서, 어색한 안경에 익숙해져가는 그레고리우스의 여정은
무거운 주제를 따라가면서도 결코 무겁지 않고 편안하다.
그러면서도 가볍게 넘겨버리지 못하는 매력이 있는 영화다.
언젠가 나도 저 리스본 거리에 한번 서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그리고..
소설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주문했다.
영화 한 편이, 소설 한 권이 다른 무엇보다도 행복을 줄 수 있다는 건
커다란 위안이고 행복이다.
비록 열심히 쓰는 사람은 아닐지라도
작가라 이름붙여진 것만으로도 기쁘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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