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 내리는 이슬비
스리랑카/ 감독: 아루나 자야와르다나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영화다.
스리랑카의 풍습과 지리적 요건 등이 영화 속에 잘 나타나 있었고,
사회적 상황이나 문제의식도 담고 있으면서도
인간의 본능과 욕망, 삶과 죽음, 그리고 권력 등의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꽤 잘만들어진 영화였다.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받아 노처녀 장의사로 일하는 소말라따는
마을 사람들의 무시를 받으면서도 꿋꿋하게 자기 일을 하고 있다.
조수 피야시리를 두고 일을 하는데
별다른 대화가 없어도 서로의 마음을 잘 알고 손발이 척척 맞다.
소말라따는 마을에 화장장을 세우는 꿈을 가지고 있으며
조금씩 그 꿈을 진행시키고 있다.
화장장을 설계하는 위시와에게는 남다른 감정을 갖고 있다.
죽은 자를 염하고,
그의 장례의식을 도와주면서도
그녀 자신에게는 철저하고 냉정하다.
깊은 고독과 외로움은 말없이 일에만 몰두하게 된다.
피야시리가 결혼을 하게 되자
두 사람 사이에 흐르던 미묘한 감정들이 일단락 되는 것 같다.
철저하게 혼자일 수밖에 없는 게 인생일까..
화장장 건립은 방해꾼의 계략 속에서도 어느 정도 완성이 되는 것 같지만
소말라따는 설계사와의 데이트 약속이 있는 밤에
허무하게 죽임을 당한다.
누명을 쓴 설계사,
화장장의 공적은 그 지역 국회의원에게 넘어가고...
어느 나라에나, 어느 사회에서나 있는 불합리일까.
삶의 죽음의 문제를 떠나
여자로서 지독한 외로움 속에 움크리고 있던
그녀의 슬픔에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여자 장의사라는 굴레..
여자가 화장장 건립을 추진한다며 못마땅하게 보는 시선들..
노처녀를 대하는 꼽은 눈들..
그런 사회적 편견들은 그녀를 더 힘들게 하였다.
묵묵히 시체를 염하던 그녀,
화장장 건립에 열정을 쏟던 그녀,
설계사와의 데이트에 설레어 수줍은 미소를 짓던 그녀..
그녀의 모습은
우리의 고독을 대변하는 것 같이 보인다.
참으로...외로운 삶이다.
'영화 말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울은 거짓말 하지 않는다 (0) | 2011.10.25 |
---|---|
주차중 (0) | 2011.10.25 |
하비비 (0) | 2011.10.14 |
16회 부산국제영화제 (0) | 2011.10.14 |
티파니에서 아침을 (0) | 2011.09.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