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출근길에 광안대교를 자주 이용합니다.
도시고속보다 덜 막히고 빠른 점도 좋지요.
아침이면 해무에 잠긴 광안대교와 주변도 볼만합니다.
안개 속을, 아니 구름 속을 걷는 듯한 느낌.
김승옥의 <무진기행>이 저절로 떠오릅니다.
안개가 자욱한 무진을 떠나
서울에 잘 살던 윤이 무진으로 잠시 돌아오지만
서울을 벗어날 수 없는 나약한 현대인의 자화상을 보여주었지요.
돈에 매여, 돈을 쥔 부인에게서 벗어날 수도 없고
그 본능적 욕망을 잘라버릴 수 없었던 윤.
무진에서 만난 사랑의 감정도 아무런 설명없이 떠나버려야 했던 그.
삶이 바로 안개아닐까 합니다.
걷히는 듯 하다가 다시 막혀버리는..
흐린 날은 다섯 개
맑은 날은 여섯 개,
슬픈 날은 다섯 개로 보이고
행복한 날은 여섯 개로 보인다는 오륙도.
그 섬 중의 하나입니다.
백운포에서는 이렇게 가까이 보입니다.
바다..
끝없음..
영도가 멀지 않습니다.
어두워지는 바다는 순간순간마다 색이 바뀝니다.
장마철이라 하늘이 맑지 않지만
하늘은 바다를 안고,
나를 안고,
세상을 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