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

바다

박산향 2011. 7. 14. 13:22

 

요즘 출근길에 광안대교를 자주 이용합니다.

도시고속보다 덜 막히고 빠른 점도 좋지요.

아침이면 해무에 잠긴 광안대교와 주변도 볼만합니다.

안개 속을, 아니 구름 속을 걷는 듯한 느낌.

 

김승옥의 <무진기행>이 저절로 떠오릅니다.

안개가 자욱한 무진을 떠나

서울에 잘 살던 윤이 무진으로 잠시 돌아오지만

서울을 벗어날 수 없는 나약한 현대인의 자화상을 보여주었지요.

돈에 매여, 돈을 쥔 부인에게서 벗어날 수도 없고

그 본능적 욕망을 잘라버릴 수 없었던 윤.

무진에서 만난 사랑의 감정도 아무런 설명없이 떠나버려야 했던 그.

삶이 바로 안개아닐까 합니다.

걷히는 듯 하다가 다시 막혀버리는..

   

 

흐린 날은 다섯 개

맑은 날은 여섯 개,

슬픈 날은 다섯 개로 보이고

행복한 날은 여섯 개로 보인다는 오륙도.

그 섬 중의 하나입니다.

백운포에서는 이렇게 가까이 보입니다. 

 

 

 

바다..

끝없음..

 

 

 

영도가 멀지 않습니다.

어두워지는 바다는 순간순간마다 색이 바뀝니다.

장마철이라 하늘이 맑지 않지만

하늘은 바다를 안고,

나를 안고,

세상을 안고 있습니다.

'사노라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 배달되다  (0) 2011.07.27
  (0) 2011.07.25
아이들..  (0) 2011.07.14
도대체 뭘 하면 재미있어요?  (0) 2011.06.28
봉화의 여름  (0) 2011.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