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넬리
1995년 4월 개봉. 2011년 6월 재개봉
감독 : 제라르 꼬르비오 / 출연 : 스테파노 디오니시, 엔리코 로 베르소, 엘자 질버스테인
파리넬리(1705-1782)는 이탈리아의 유명한 카스트라토였다.
로마 교황이 지배권을 행사하는 지역에서는
성가대뿐만 아니라 오페라 무대에서도 여성이 노래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다.
때문에, 변성기 이전의 사내아이를 거세시켜
맑은 고음으로 노래하게 한 카스트라토가 유행하였다.
파리넬리(스테파노 디오니시)도 10살 무렵의 거세로 맑고 청명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나폴리 광장에서 트럼펫 연주자와 대결을 벌여
아름다운 목소리만으로 승리를 이끌어 환호하게 한다.
파리넬리와 그의 노래를 작곡하는 형 리카르도(엔리코 로 베르소)는
여자를 공유하는 '비밀'을 가지고 있었다.
젊고 잘 생긴 카스트라토에게 반한 여자들이 많았지만
파리넬리는 어느 누구도 믿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한다.
그 무렵 만나게 된 거장 헨델은
신분적인 차이, 예술성 등 파리넬리를 막무가내로 무시한다.
헨델이 같이 일하길 제안하지만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러나 헨델의 음악만큼은 인정해 준다.
그는 결국 공연에서 헨델까지 감동시킨다.
음악의 기교만을 찾는 형 리카르도.
파리넬리가 거세를 당하게 된 것도 형의 숨겨진 비밀이 있었다.
형으로 인해 미성을 갖게 되었지만
결코 만족스런 삶을 누리지 못하고 방황하게 된다.
그의 노래는 대중들을 감동시키고
그가 하는 공연마다 대성황을 이룬다.
그러나 형의 곡에 만족할 수 없었던 파리넬리는
형을 떠나 국왕을 위해서만 노래하게 된다.
3년이 흐른 뒤,
파리넬리와 그의 연인 알렉산드라는 형을 받아들인다.
형제는 예전처럼 함께 사랑을 나눈다.
알렉산드라는 그렇게 아이를 갖게 된다.
전쟁터 떠난 형이 남겨 준 씨앗.
파리넬리는 알렉산드라의 임신한 배에 입을 맞춘다.
이제 방황이나 고뇌는 사라진 듯
행복에 겨운 웃음으로..
영화는 아름다우면서도 슬펐다.
파리넬리의 슬픔에 젖은 눈빛..
아름다운 목소리..
사랑..
그리고 예술..
우리에게 언제나 권력은 귀신처럼 달라붙어 있다.
그것이 예술 분야일지라도
그들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작은 희생쯤은 얼마라도 무시한다.
아픔으로 인해 성숙한다지만
너무 큰 아픔은 없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