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안도현
이사를 가려고 아버지가
벽에 걸린 액자를 떼어냈다
바로 그 자리에
빛이 바래지 않은 벽지가
새것 그대로
남아 있다
이 집에 이사 와서
벽지를 처음 바를 때
그 마음
그 첫 마음,
떠나더라도 잊지 말라고
액자 크기만큼 하얗게
남아 있다
'사노라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알바트로스 시낭송 음악회 (0) | 2010.11.22 |
---|---|
로트레아몽 백작의 방황과 좌절에 관한 일곱 개의 노트 혹은 절망 연습 (0) | 2010.11.17 |
나의 모습 (0) | 2010.11.12 |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0) | 2010.11.10 |
안개와 가을 (0) | 2010.1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