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와 대파
어제는 큼지막한 택배 상자를 두개나 받았다.
강원도 감자 20키로와 제주도 대파 10키로다.
코로나19로 식당이나 급식소 등에 공급이 어려워진 농가들이 애를 먹고 있다는 소식은 뉴스를 통해서 종종 들렸다.
강원도지사가 10키로 5천원에 판매하던 감자는 접속을 못해서 결국 사지 못했다.
그런데 다른 경로로 감자를 구했고, 또 다른 지인의 연락으로 제주도 대파를 구매하였다.
사실은 무게에 대한 감각이 둔해서인지 그 양이 얼마나 될지 잘 몰랐었다.
세상에, 큰 상자로 온 감자는 내가 들기도 힘든 무게다.
대파 10키로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시장에서 한단씩 사던 대파가 10개쯤 되는 것 같다.
감자와 대파를 대여섯 무더기로 나누어 담았다.
보관한다고 해도 너무 많은 양이라 지인들과 나누어 먹어야겠다는 생각부터 들었기때문이다.
돈으로 치면 정말 별거 아닌걸로 인사는 몇 배로 받았다.
이렇게 해서 농가들에 도움이나 될까.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돈보다는 농작물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긴 하신다.
그들의 노력이 건강하고 맛있는 식탁으로 이어져 고마울 따름이다.
나라 안팎의 상황이 최악이라 하니 걱정을 보태지 않을 수가 없다.
농사를 짓는 사람도 힘들고,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도 말도 못하게 어렵다고 한다.
나같이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그나마 형편이 나은 편.
전염병이라는 것이 현대인의 삶을 무더뜨릴 줄이야 상상이나 했던가.
AI가 등장하는 첨단사회에서 전염병이 돈다는 아이러니에 처음에는 설마설마 했었다.
메르스때도 그랬지만 잠시 이러다 끝나겠지 그랬다.
외출이 제한되고, 사람들이 죽어가고, 개학이 연기되면서 공포는 밀려들었다.
여전히 끝이 안보인다.
하얗게 핀 벚꽃을 창 너머로 바라보는 토요일이 눈부시게 화사하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