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말하기
자유의 언덕
박산향
2014. 9. 23. 10:20
자유의 언덕
감독/ 홍상수
출연/ 카세 료(모리), 문소리(영선), 서영화, 김의성
요양을 떠났던 권은 일하던 어학원에 들러서 편지를 전달해받는다.
일본에서 온 모리가 남겨둔 편지다.
모리는 2년 전 권에게 프로포즈했던 남자다.
권을 만나러 무작정 서울을 찾아서
그녀의 집에 메모를 남기지만 권은 나타나지 않는다.
게스트하우스 조카와 어울리며 권을 기다리는 모리.
운동화를 끌고 북촌 골목길을 걷고
무료하고 체념한 듯한 모리의 눈빛은 기다림으로 보여진다.
카페 주인 영선이 모리를 유혹한다.
홍상수의 편안함..^^
<자유의 언덕>은 배우들이 영어 대사를 사용한다.
다소 과장되고 어색한 영어는 현대인들의 과시욕을 드러낸다.
권이 읽는 편지를 따라 시간과 공간은 뒤죽박죽이 되어버린 것이
오히려 새롭고 살짝 긴장감을 준다.
나중 찬찬히 생각해보면 씬들이 정리가 된다.
빚이 많아 고모한테 얹혀사는 남자.
한국인 아내와 결혼한 외국인.
여자친구에게 불성실한 연극연출가.
나이 많은 남자와 사귀는 여자.
키크고 예쁜 딸을 가진 작고 우락부락한 아버지.
사람들의 갖가지 모습을 낯선 외국인 모리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만나게 될 사람은 어떻게든 만나게 될까..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도
그 사람이 가슴에 남아서 찾을 수 있고, 또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일까.
평생을 만나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도 많을텐데..
그들의 재회가 아름답고 흐뭇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