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
부모란 자식에게 아낌없이 주기만 하는 존재일까..
부모라는 이름은 자식 앞에서 이성이고 도덕이고 다 소용없는 것일까..
이 아버지 정순만은 딸 다은이가 당신의 심장이다.
딸을 위해 살며
딸을 위해서는 부끄러운 것도 힘든 것도 없다.
그런 아버지가 15년 전 아이를 납치 살해했을 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기 시작한다.
다은이 친구들과 영화를 보다가 범인의 목소리를 듣게 되는데
아버지의 목소리와 너무 닮은 것이다.
하나씩 비밀이 밝혀지고..
다은의 혼란과 아버지의 태연함.
어쩌면 다은이 틀렸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만큼 아버지는 순박하게 웃는다.
죽은 줄만 알았던 어머니의 존재도 알게 된 다은.
범죄에 어린 다은이가 이용된 것도,
다은이가 친딸이 아니라 유괴한 아이라는 것도
영화는 이런 저런 장치를 하며 관객들의 마음까지 흐트려놓는다.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은 신생아실에 아이의 이름이 붙어 있는 거였다.
갓 태어난 신생아는 아직 이름이 없어 엄마의 이름을 사용하므로..
또 하나는 다은을 유괴하여 키운 아버지가
왜 혼자서 키웠을까 하는 부분이 설득력이 떨어진다.
유산으로 아이를 잃은 부모라면 그래서 아이가 간절했다면
부부가 아이를 키우는게 맞을 텐데
아버지 혼자서 다은을 키운 것이다.
왜?
엄마가 아이를 받아들일 수 없으면 신고를 했어야 하는데
결국은 엄마도 삼촌도 모두 공범이 된다.
인간의 욕망과 집착은 본인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까지 괴롭힌다.
무의식적 욕망이 켤코 소멸될 수 없는 것처럼
순만의 욕망은 끝나지 않는다. 그가 죽음을 맞을 때까지..
전과 3범으로 밑바닥 생활을 하던 순만에게
아버지의 삶은 어떤 만족을 주었던 것일까.
그가 진정으로 바라던, 그가 추구하는 삶이 맹목적인 아버지가 전부일까.
일방적인 사고의 파편을 보게 되는 씁쓸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