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칸
내 이름은 칸
인도 감독/카란 조하르 출연/샤룩 칸(칸), 까졸(만디라), 쉐인 하프(팀)
라지쿠마르 히라니 감독이 만들었던
2009년 인도 영화<세 얼간이들>에 대한 기억이 참 좋다.
아미르 칸이 주연을 했던 이 영화는
세 명의 친구를 중심으로 공학도들이 펼치는 유쾌한 이야기를
미국 냄새가 나지 않게 만든 인도다운 영화였다.
<슬럼독 밀리언네어>의 아쉬움을 싹 가시는 <세 얼간이들>을
세 번이나 봤었다.
<내 이름은 칸>은 국내 개봉 전부터 관심이 높다.
우연찮게 미리 다운 받아서 보게 되었다.
괜찮은 영화, 감동이 있는 영화, 이야기 거리를 담고 있는 영화다.
칸은 미국 공항 검색대에서 이슬람교도라는 이유로 조사를 받게 된다.
"나는 대통령을 만나야 합니다. 나는 테르리스트가 아닙니다."
라는 말을 계속 되뇌이는 칸은 자폐증이다.
그가 대통령을 만나야 하는 이유를 거슬러 올라가며 영화는 전개된다.
칸에게는 아름다운 아내 만디라가 있다.
그러나 칸은 대통령을 만나기 전에는 만디라를 찾아갈 수 없다.
기계 분야에서는 천재성을 보이는 칸은 자폐증을 타고 났지만
어머니로부터 훌륭한 선생님을 소개받아 멋진 청년으로 성장한다.
"나는 다른 사람과 다릅니다."
자신의 장애를 다른 사람들에게 숨김없이 말한다.
세상에는 좋은 행동을 하는 사람과 나쁜 행동을 하는 사람
두 종류가 있을 뿐이라는 어머니의 가르침은
세상과 종교에 대한 편견을 없애며 칸을 좋은 사람으로 성장하게 만들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동생이 있는 샌프란시스코에 가서
미용 용품을 파는 일을 하게 된다.
미용사인 만디라를 만나 아름다운 사랑을 하게 된다.
만디라는 환한 웃음이 아름다운, 좋은 사람이었는데
그녀는 힌두교인이었고, 아들인 팀이 있는 이혼녀였지만
두 사람은 장애와 종교적인 문제를 극복하고 결혼을 한다.
팀도 칸의 순수하고 꾸밈없는 사랑에 마음을 열고 행복하다.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어설프지만 최선을 다해 가족을 위하는 칸.
그러던 어느날, 9.11 테러가 일어난다.
9.11 테러는 평화롭던 칸의 가정에 생각지도 않은 불행을 가져다 준다.
9.11 테러로 미국내에서는 이슬람교도에 대한 적대감이 극대화 되었고,
이슬람교도인 칸의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팀은 친구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해 죽고 만다.
아들을 잃은 만디라는 더이상 칸과 함께 할 수 없을 만큼 심리적 혼란을 겪는다.
이슬람교도인 칸과 결혼했기때문에 팀이 죽은 것이라는 자책때문에
만디라는 칸을 떠나보낸다.
대통령을 만나서 테러리스트가 아니라고 말하면 사람들이 믿어줄까.
그렇게 된다면 팀의 억울한 죽음을 보상받을 수 있을까..
흘러가는 말로 만디라가 한 말을 따라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미국을 횡단하기 시작한다.
대통령의 일정을 따라 곳곳으로 다니면서,
수첩에다 만디라에 대한 일기를 써나간다.
좀처럼 만나지지 않는 대통령.
ㄴ ㄱ
대통령이 방문하는 대학에서
오히려 테러리스트로 오해받아 감옥까지 가게 된다.
그러나 그의 사연이 방송을 타면서
이슬람교도들에게 새로운 힘과 용기를 주게 된다.
그동안 이슬람교도들이 눈치보고 주저했던 일들..
사람들에게 종교적 편견없이 바라보게 도움을 준다.
홍수가 난 도시를 떠나지 않고 봉사를 하는 모습도 알려지고..
칸은 대통령도 만나고, 만디라도 만나게 된다.
물론 대통령을 만나서 테러리스트가 아니라는 말도 하게 된다.
공항검색대 남자가 장난삼아 전해달라던 안녕하시냐는 인사말도 대통령에게 잊지 않고 전하는 칸.
대통령을 만나기 위한 칸의 긴 여정은 해피엔딩으로 끝이 난다.
칸은 여러가지 의미를 갖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장애를 가진 사람이었지만 인류애를 가진 좋은 사람이었다.
미국 사회에서 이슬람교도에 대한 편견을 완화시키는 역할도 한다.
사회의 어떤 사건들은
황당하게도 한 가족이나 개인의 행복과 평화까지
무참히 빼앗을 수 있다는 새삼스러운 자각도 있다.
다른 사람과 다르지만
다른 사람과 똑같이
행복을 위해, 사랑을 위해 애쓰는 칸이 멋지다.
장애와 종교의 편견에 대한 통쾌한 지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