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
굿극 씻금
박산향
2010. 12. 8. 13:25
삶과 죽음은 맞닿아 있다..
씻김굿은 서남해안지역에서 보편적으로 행해지는 넋굿이다.
살아생전의 좋지 못했던 기억과 마음 깊은 곳의 앙금들을 깨끗이 씻어냄으로써,
망자가 수월하게 이승에서 저승으로 건너갈 수 있도록 돕는 굿이다.
북망산을 갈 때 영혼을 정화시키는 과정은 우리나라 저승굿에 보편적으로 있는 것으로,
지역마다 그 이름과 절차의 차이만 있다.
망자가 이승에서 가진 그 어떤한 감정이라도 훌훌 털어버려야만 순탄한 저승길이 보장되며,
후손에게 해코지를 하지 않으면서 지속적으로 도와주는 조상신이 된다는 믿음이 바로 우리 민족의 공통적인 심상이 것이다.
'씻금' 은 '씻김'의 남도 사투리.
굿극 씻금
2010년 12월 7-8일. 국립부산국악원 대극장(연악당) 오후 7시 30분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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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 공연을 보러갔다.
굿을 보러 간 것이다.
걸쭉한 진도 사투리와 구성진 가락.
망자의 혼을 달래고, 살아남은 자의 감정까지도 다 씻어내리는 씻김.
관객들 모두 마음을 훌훌 털어버리고 새로운 사람이 되어버렸다.
마지막 무대에는 모두가 어울러 진도아리랑을 부르고, 둥실둥실 춤을 추었다.
산 자와 죽은 자.
떠남과 보냄.
나와 너.
과거와 현재.
그것들의 경계가 결코 멀지 않음을, 하나의 선에 있음을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