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
길
박산향
2010. 1. 31. 16:59
학창시절,
"길" 에 관한 시를 자주 접했던 기억입니다.
<두 갈래길>이라고 번역이 되었던 프로스트의 시..
우람한 나무들이 서 있는 숲 그림과 함께요.
두 갈래 길이 있었는데
사람 발자국이 없는 길을 택해서 갔고
그때부터 많은 것이 달라졌다고 하는 내용이었지요.
무슨 뜻인지 깊이 느끼지 못하고 그저 읽기만 했었는데..
얼마 전 담양을 다녀왔습니다.
우리나라 정원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소쇄원을 산책하고..
대나무공원을 산책하고..
저 아름드리 가로수 길을 걷고..
뻔한 길, 누구나 가는 길..
정해진 목적지까지 정확하게 가는 게 인생이라면 차라리 내려버리겠다며
그런 길은 죽으면 죽었지 안가겠다던 토스토옙스키가 생각났습니다.
누구나 쉬운 길을, 편한 길을 원합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내 길이 조금 더 반듯했으면 하고 바라지요.
어떻게 이어질지 모르는 길앞에서 아직도 두려워하는 내 자신을 봅니다.
내 길이 아닌 옆 길을 바라보기도 하고
곧게 뻗은 넓은 길을 부러워하기도 합니다.
길도 없는 곳에서
잉잉 울고 있다면...누군가 손내밀며 도와줄까요?
안개가 걷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