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

사투리

박산향 2009. 11. 12. 20:53

사투리야 늘 쓰고 있지만 이상하다는 생각은 안한다.

일땜에도 되도록 표준어를 사용하려고 하지만

억양이 서울말을 따라갈 수 없으니 완전한 표준말을 사용할 수도 없다.

 

- 빠이다!       (좋지않다, 나쁘다는 말)

 

내가 자주 쓰는 사투리다.

이 말을 쓰면 키득거리는 사람이 꽤 있다.

 

일전에 서울 사는 조카도 시골에 왔었다.

밭에 같이 갔는데 배추며 무, 파는 보고 알아도.. 당근 이파리를 보고는 무엇인지 모른다.

 

- 직접 한번 뽑아봐, 뭔지.

- 그래도 돼요?

- 쏘문데 보고 뽑아라.

 

그랬더니 이 녀석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고 가만히 있다.

 

- 예?

 

허, 쏘물다는 말을 못 알아듣는 것이다.

 

- 듬성듬성하다, 드물다, 드문드문하다는 알지? 그 반대 쏘뭇쏘뭇, 촘촘하다, 빽빽하다는 뜻이야.

- 아하! 진작 그렇게 말씀해 주시지.

- 경상도 엄마랑 25년이나 살았으면 그 정도는 아들이 알아먹어야 하는 거 아냐?

 

조카는 멋쩍은 듯 껄껄 웃었다.

 

가만 보면 재미있는 사투리가 많다.

아이들이 선생님을 부르는 말이 적어도 이쪽에서는 네댓 개 된다.

샘, 쌤, 선샘, 샘님...

어느 쪽을 사용해도 억양이 무지 귀엽다.

천박하게 사용하지 않는다면 사투리도 재미있고 정감있어 좋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