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
고향
박산향
2008. 4. 21. 12:14
주말에 고향집에 다녀왔습니다.
요즘 못자리 한다고 분주합니다.
나이드신 분들만 남겨진 시골에는 일손이 많이 부족합니다.
품앗이로 몇 집씩 같이 일을 하더라구요.
모판에다 씨나락 넣는 일도 세 집이 모여서 했습니다.
세 집이라해도 우리 집은 엄마 한 분(아버지는 편찮으셔서 일을 못하시고), 또 한 친구 집은 엄마만 계시니 한 분,
다른 집은 두 분입니다.
같이 한 집 일 끝내고 또 다른 집 일하고...
저랑 남편이 가서 조금 거들어 주니 훨씬 일이 빨리 끝났다고 좋아들 하셨습니다.
보리논은 초록으로 일렁이고,
자운영 가득한 논에선 꽃구름이 일고,
논두렁에는 제비꽃, 봄맞이꽃, 냉이꽃이 지천입니다.
먹거리도 풍성합니다.
머위잎이 손바닥보다 크게 자랐고, 초피잎도 요새 따서 장아찌를 해 먹기 좋습니다.
부추도 맛있고, 미나리도 좋구요.
두릅과 취나물은 말도 하기 힘들 정도로 맛있고도 정겹습니다.
시골집 마당엔 모란이 활짝 피었구요.
금낭화도 눈부신 자태를 뽑냅니다.
은방울꽃도 봉오리를 맺었고, 작약도 잎이 무성해졌습니다.
어느 것 하나 놓치기 싫어서 구석구석 살피고 다녔습니다.
고향엔 봄향기가 그득합니다.